아침에 잘 일어나기 5

어린 시절에 배운 동요 “둥근 해가 떴습니다”를 기억하십니까?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자 윗니 아랫니 닦자.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봅니다.
꼭꼭 씹어 밥을 먹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학교에 갑니다. 씩씩하게 갑니다.♬

노랫말에서 알 수 있듯이 그때는 (“라떼는 말입니다~”)
일어나서 씻고 “밥 먹고” 학교 가는 것이 당연한 일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흔히 보는 아이들의 일상과는 좀 다르지요.

우선 “이를 닦자”는 부분에서부터 걸립니다.
밥 먹고 이 닦는 것이 요즘의 상식이니까요.
이를 닦는 시점에 대해서는 식전이다 식후이다 치의학계에서도 이견이 분분하니
여기서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이런 이견은
치약이라는 연마제 함유 화학물질로 이를 닦는 행위만을
이 닦기로 국한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혀로 윗니와 아랫니 그리고 잇몸을 쓱쓱 훑어주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입안에 고이는 침을
여러 번 나누어 삼키는 일을 “이 닦기”라고 한다면
노랫말처럼 식전에 이를 닦는 것이 맞겠습니다.

이 동요를 요즘은 이렇게 부른다고 합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창문열고 이불개고 아침체조합니다.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거울을 봅니다.
꼭꼭 씹어 밥을 먹고 이를 닦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씩씩하게 학교에 갑니다.♬

최근의 상식에 맞게 살짝 개사한 것 같습니다.
밥을 먹고 이를 닦는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개고 아침체조를 한다고 합니다.

앞서 “아침에 잘 일어나기” 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계속 말씀드렸던 기본원칙들이 이 동요에도 등장합니다.
일단 해가 뜨면 일어나고, 그리고는 몸을 움직여
굳은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학교나 직장을 향해 집을 나서기 전에
아침밥을, 그것도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필요한 모든 것은
사실 학동기 이전에 다 배운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또는 초등학교 1학년때 배운 동요에서
하루를 시작하는 가장 중요한 기본 원칙을
우리는 이미 배웠던 것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4

아침에 잠에서 깬 후 이부자리에서 바로 할 수 있는
체조의 한 예로,
동의보감東醫寶鑑[내경편內景篇:신형身形/안마도인按摩導引]에 등장하는
구선臞仙의 歌(노래)를 소개합니다.

구선臞仙은 주권朱權(서기1378년-1448년)의 자字입니다.
주권朱權은 명태조明太祖 주원장朱元璋의 열일곱째 아들로,
호號는 함허자涵虛子, 단구선생丹丘先生, 대명기사大明奇士입니다.
영왕寧王이란 시호를 받았기 때문에 영헌왕寧獻王이라고 불리었습니다.
다재다능하였던 그는 경經, 자子, 구류九流(전국시대戰國時代의 아홉 가지 학파), 성력星曆, 의학醫學, 점복占卜, 도가道家의 황노제술黃老諸術 등을 두루 갖추었다고 합니다. 주권朱權이 편집하여 지은 책은 130여 종으로 역사, 문학, 예술, 연극, 의학, 농학, 종교, 병법, 역산, 잡예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습니다. 구선臞仙은 서구 문예부흥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에 비견될 수 있습니다.

<臞仙> 有歌曰
구선이 지은 노래가 있는데, 다음과 같다.

閉目冥心坐 (盤跌而坐)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혀
(책상다리를 하고 앉는다)

握固靜思神 (握固者 以大指 在內 四指 在外而作拳也)
주먹을 꼭 쥐고 생각을 고요하게 하고
(주먹을 쥘 때, 엄지손가락은 속으로 넣고 나머지 네 손가락으로 감싸 쥔다)

叩齒三十六 (以集心神)
이를 마주치기를 36번 하고
(심신心神을 모으면서 한다)

兩手抱崑崙 (崑崙 頭也. 叉兩手 向項後 數九息 勿令耳聞)
그 다음 두 손으로 곤륜崑崙을 싸고
(곤륜은 머리다. 두 손을 깍지 껴서 목뒤를 감싸고 9번 숨을 쉬는데 [팔뚝으로 귀를 막아] 귀가 들리지 않게 한다)

左右鳴天鼓 二十四度聞 (以兩手心 掩兩耳 先以第二指 壓中指 彈腦後)
다시 좌우左右의 천고天鼓를 24번 울린 뒤
(두 손바닥으로 양쪽 귀를 가리고, 두 번째 손가락을 세 번째 손가락 위에 올려놓았다가 뒤통수를 퉁긴다)

微擺撼天柱 (搖頭左右顧 肩膊隨動 二十四度)
천천히 목[天柱]을 움직인다
(머리를 좌우로 돌리는데, 어깨를 돌아보듯 하여 어깻죽지뼈가 따라 움직이도록 하기를 24번씩 한다).

赤龍攪水渾 (赤龍舌也 以舌攪口中 待津液生而嚥之)
그러면 붉은 용[赤龍]이 물을 휘저어 물살이 일고
(붉은 용은 혀이다. 혀로 입 안을 휘저어 침[津液]이 나오면 삼킨다),

漱津三十六 神水滿口勻 (神水 口中津也)
진액津液으로 36번 양치질하여 신수神水가 입 안에 가득하면
(신수는 입 안의 진액이다)

一口分三嚥 (所漱津液分作三口 作汨汨聲而嚥之)
한 모금을 3번에 나누어 삼킨다
(양치질한 진액을 3번으로 나누어 꿀꺽 소리가 나도록 삼킨다).

龍行虎自奔 (液爲龍 氣爲虎)
용龍이 날고 호랑이가 절로 달리면
(액液은 용龍이고 기氣는 호랑이다)

閉氣搓手熱 (鼻引淸氣 閉之少頃 搓手令極熱鼻中 徐徐放氣出)
숨을 멈추고 손에 열이 나도록 문지른다
(코로 맑은 기를 끌어들여 숨을 잠깐 멈춘 다음, 손바닥을 문질러 뜨겁게 하고 코로는 서서히 기를 내보낸다).

背摩後精門 (精門者 腰後外腎也 合手心 摩畢 收手握固)
등을 문지른 다음 정문精門을 문지르고
(정문은 허리 뒤의 외신外腎이다. 손바닥을 합쳐서 문지르고 나서 손을 꼭 움켜쥔다)

盡此一口氣 (再閉氣也)
이것을 다 하면 한모금의 기를 머금는다
(이때 다시 숨을 멈춘다).

想火燒臍輪 (想心火 下燒丹田 覺熱極 卽用後法)
불이 배꼽 주위를 태운다고 생각하고
(심화心火가 아래로 단전을 태운다고 생각하여 열이 매우 뜨거워짐을 느끼면 다음 방법을 쓴다)

左右轆轤轉 (俯首 擺撼兩肩 三十六 想火自丹田 透雙關 入腦戶 鼻引淸氣閉 少頃)
왼쪽 오른쪽으로 머리를 돌려 척추를 비틀고
(머리를 숙이고 양쪽 어깨를 36번 비튼다. 화火가 단전에서부터 쌍관雙關을 뚫고 뇌호腦戶로 들어간다고 생각하면서 코로 맑은 기를 들이마시고 잠깐 숨을 멈춘다)

兩脚放舒伸 (放直兩脚)
두 다리를 쭉 펴고
(두 다리를 곧게 편다)

叉手雙虛托 (叉手相交向上 三次 或九次)
두 손을 깍지 끼어 허공을 밀고
(손을 깍지 끼고 위로 올리는 것을 3번 또는 9번 한다)

低頭攀足頻 (以兩手 向前鉤雙脚心 十三次 乃收足端坐)
머리를 숙이고 발을 잡아당겨
(두 손을 앞으로 뻗어 두 발바닥 가운데를 잡아당기기를 13번 하고서 발을 모아 단정하게 앉는다)

以候逆水上 (候口中津液生 如未生急攪取水如前法)
물이 거슬러 올라오기를 기다려
(입에 침이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아직 침이 생기지 않으면 급히 앞의 방법대로 하여 침을 마신다)

再漱再呑津 如此三度畢 神水九次呑 (一口三嚥 三次 爲九)
침으로 다시 양치질하고 다시 삼키는 것을 3번 하면 끝나는데, 침은 9번 삼키게 된다
(한 모금을 3번에 나누어 삼키는데, 이를 3번 하여 9번이 된다).

嚥下汨汨響 百脈自調勻 河車搬運訖 (擺肩幷身二十四 及再轉轆轤 二十四次)
꿀꺽 소리가 나도록 삼키면 모든 맥脈이 저절로 조화되고 하거河車의 반운搬運을 마치게 된다
(어깨를 몸이 돌아가도록 24번 돌리고 다시 척추를 24번 돌린다).

發火遍燒身 (想丹田火 自下而上遍燒 此時口鼻 皆閉氣少頃)
그러면 화가 생겨 몸을 두루 태우고
(단전의 화가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라와 온몸을 태운다고 생각한다. 이때 입과 코 모두 숨을 잠깐 멈춘다)

邪魔不敢近 夢寐不能昏 寒暑不能入 灾病不能迍
사기邪氣와 마귀가 감히 접근하지 못하고, 어리석음으로 어두워지지 않으며,
추위와 더위가 침입하지 못하고, 나쁜 병이 머뭇거리지 못한다.

子後午前作 造化合乾坤 循環次第轉 八卦是良因
자시子時 이후 오시午時 이전에 하여 건곤乾坤이 조화되면 [기혈氣血]이 잘 도는데, 이것이 팔괘八卦가 잘 도는 원인이다.

낮 시간 잘 보내기 3

하루를 잘 보내는 기본 요령은
내몸의 각 기관들이 각각 주인공이 되는 시간대에 맞춰서
활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자연스러운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니
별다른 무리없이 일상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일종의 하루일과표(?)를 보여드렸습니다만,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03~05시 수태음폐경 활성화 : 몸이 깨어나서 예열하는 시간
05~07시 수양명대장경 활성화 : 대장 비우기에 좋은 시간
07~09시 족양명위경 활성화: 가장 중요한 첫끼니를 먹는 시간
09~11시 족태음비경 활성화: 소화흡수한 끼니를 에너지화하는 시간
11~13시 수소음심경 활성화: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3~15시 수태양소장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5~17시 족태양방광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7~19시 족소음신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9~21시 수궐음심포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1~23시 수소양삼초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3~01시 족소양담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01~03시 족궐음간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기본적으로 인체를 기계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됩니다.
가장 어둠이 짙은 해뜨기 직전 이른 새벽녘(새벽 3~5시 사이)에
인체는 이미 활동을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갑니다.
폐장肺臟이 주연으로 무대에 등장하면서 풀무질을 시작합니다.
인체 표면부인 피부쪽으로 기운을 보내면서 예열을 시작하죠.

체력이 약할 때 이 시간대에 땀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흔히 식은땀을 밤새 흘린다고들 표현합니다만,
사실은 밤새 흘리는 것이 아니라 새벽녘에 하는 예열작업에
인체가 과민하게 반응하여 흐르는 땀이 식은땀입니다.
이런 땀을 한의학에서는 도한盜汗이라고 합니다.
애써 예열한 열기를 훔쳐가는 도둑같은 땀이라는 의미입니다.
체력적으로 여유가 없어지면 이처럼 일상적인 예열작용에도
과민하게 반응하여 열감이 느껴지니
그 열기를 식히려고 땀을 내보내는 것입니다.

어슴푸레 해가 떠오를 무렵(새벽 5~7시 사이)에
기지개를 켜고 이부자리에서 뒹글뒹글 체조하고
설렁설렁 일어나서,
가장 먼저 배변을 해주면 좋습니다.
대장大腸이 가장 힘을 발휘하는 시간대이니까요.
배변작용을 돕기 위해 물 한 잔을 마셔도 좋고
체조할 때 아랫배를 슬슬 문질러주어도 좋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늦더라도 오전 9시를 넘기지 말고
아침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오전7~9시 사이에는 위장胃腸이 기꺼이 일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놓치게 되면
마치 100m 출발선에서 준비자세로 잔뜩 기다리고 있는데
출발신호가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위장은 허탈한 경우에 처하게 됩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위장기능이 실제로 허탈해집니다.
위무력증, 미만성위염, 만성소화불량 같은 상태가 되어버립니다.
위장에서 에너지 재료를 잘 주물러서
다음 소화 단계로 넘겨주어야 양분도 빼내고 에너지도 빼내서
인체라는 기계가 편안하게 작동할 수 있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무력증이 만성화되어 버리면
그 다음 소화 과정도 무력해지고
인체는 깊숙이 저장해둔 에너지 재료를 꺼내쓰느라
아침부터 용을 쓰니 이미 진이 빠진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침밥이 보약”이라는 말은 절대로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등교 전에, 출근 전에, 집을 나서기 전에
아침밥이라는 에너지 재료를 잘 챙기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점심식사, 저녁식사도 있는데 아침 한끼가 대수인가? 싶으시지요.
아침식사가 주엔진 보충연료이라면,
점심식사는 보조엔진 보충연료이며,
저녁식사는 비상엔진 보충연료입니다.
그래서 아침식사를 가장 잘 먹어야 하고,
점심식사는 유지하는데 부족하지 않으면 되고,
저녁식사는 가능한 가볍게 먹어야 좋습니다.
비상엔진을 과다하게 보충해두는 것은
비상시를 대비해 매일 이삿짐을 싸다시피해서 집을 나서는 형국이니까요.

주요엔진을 채우고나면
실제로 인체의 엔진이라 할 수 있는 심장心臟이
본격적으로 쌩쌩 달리기 시작합니다. (오전11~오후3시 사이)
이때가 매사 능률이 가장 좋을 때입니다.
노동을 하든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오락을 즐기든
이 시간대에 열심히 하는 것이 가장 생산적입니다.
24시간 내내 평생 뛰는 심장이라 하더라도
매일 새 연료를 제때 보충해주면 더욱 열심히, 더욱 오래, 더욱 튼튼하게
잘 달릴 것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아침식사에 이어 점심식사로 심장이라는 엔진의
원활한 작용을 북돋아주는 것입니다.

불의 기관인 심장心臟은 항상
물의 기관인 신장腎臟과 더불어 작용합니다.
마치 제철소에 큰 용광로가 있다면
그 옆에 역시 그만한 물탱크가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오후3~5시 사이에 이런 물작업이 시작되면
슬슬 일과를 마무리할 때가 다 되어간다는 신호입니다.
대륙동쪽에 위치해 여름에 덥고 습한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에 덥고 건조한 기후를 보이는 대륙서쪽의 나라들에서는
예전부터 시에스타(la siesta)라는 낮잠자는 풍습이 있습니다.
물기를 머금은 열기보다 건조한 열기는
위로 치솟는 힘이 한층 강렬하기 때문에
한창 더울 때 또는 그 직후에 (주로 오후1~4시 사이에)
그늘에 누워 쉬면서 적극적으로 열을 식히는 시간을 가지는 겁니다.
오후 3~7시에 이루어지는 소위 물작업의 효율을 높이는 조치입니다.
주요 활동기를 정리하면서 열이 오른 인체라는 기계를 식혀주어
야간의 휴식기를 준비합니다.

이때가 지나면 대체로 해가 뉘엿뉘엿 서쪽으로 넘어갑니다.
주간활동 시간이 마무리되는 것이지요.

낮 시간 잘 보내기 2

현생 인류는
동물계 척삭동물문 포유강 영장목 유인원과 사람(Homo)속 Sapiens종 Sapiens아종에 속한 생물체로,
공식 학명은 Homo sapiens sapiens 입니다.
오늘날 모든 인간은 같은 종에 속합니다.
참고로, 사피엔스(Sapiens)종에는 사피엔스(Sapiens)아종 외에도
네안데르탈렌시스(Neanderthalensis),
크로마뇽(Cro-Magnon) 같은 아종이 있었지만,
현생 인류와의 경쟁에 밀려 도태되었거나, 현생 인류에 흡수되어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비해 원숭이는
동물계-척삭동물문-포유강-영장목-유인원과
-오랑우탕속-Gigantopithecus종에 속한 생물체입니다.
(인간은 동물계-척삭동물문-포유강-영장목-유인원과
-사람속-Sapiens종-Sapiens아종에 속한 생물체입니다.)
이렇듯 인간과 원숭이의 차이는
생물학적으로 볼 때 상식만큼 그리 크지 않습니다.
실제 게놈분석 결과상으로도 그 차이는 2.5%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러니 하물며 동일 속屬,동일 종種, 동일 아종亞種에 속하는
사람들 간의 차이는 얼마나 되겠습니까?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합니다.

물론 현생 인류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변혁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존재인 만큼
타고난 유전적 소인대로만 살아가진 않습니다.
유전적으로 주행성 유기체이기는 하지만,
소위 자유의지로 야간에 열렬히 활동할 수도 있습니다.
좀더 정확히는, 야간에 활동하기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런 선택에는
항상 “대가代價”가 따른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타고난 유전적 소인대로만 살아가도
세월이 흐르면서 낡고 약해지는 것이 인체이다 보니
본류를 거스르는 선택에는
그 대신에 치뤄야 하는 값(즉 대가代價)이 더욱 많게 마련입니다.

흔히 이런 대가를 감안하지 않고 자유의지를 남발하다보면
뜻하지 않은 시점에 뜻하지 않는 청구서를
내몸과 내마음으로부터 받게 됩니다.

어느날 우연히 발생한 것 같은 사고가
사실은 자잘한 필연들의 합인 것처럼,
내몸과 내마음에서 매일 조금씩 놓친 부분들이
일정수준 이상으로 모이면
내몸과 내마음은 증상이라는 신호를,
그리고 질병이라는 사고를 일으킵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건강한 인생의 기본이고
그 세세한 기준은 십인십색十人十色 다를 수 있으나
동일 종의 극소한 유전적 차이를 감안한다면
큰 기본틀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해가 뜨는 아침에 제대로 일어나고,
해가 떠있는 낮에 제대로 활동하고,
해가 지는 밤에 제대로 휴식하는 겁니다.

낮 시간 잘 보내기 1

인체는 소우주라고 합니다.
정확히는 지구를 모체로 하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모두 각기 소우주로, 서로 닮은 면도 있고 개성적인 면도 있습니다.
(서구의 “대자연 어머니(MOTHER NATURE)” 개념도 이와 유사한 사유체계로 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인류는 달보다는 해(태양)를 벗삼아 활동하는
주행성 유기체입니다.
인류의 기원이라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Australopithecus) 이래로
최소한 수백만년 전부터 그러했습니다.
그래서 인체 활동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것은 주간활동입니다.

물론 자유의지를 가진 인류이다보니
굳이 주간에 활동하기보다 취향껏 야간에 마음껏 활동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세월에 걸쳐 구축된 주행성 유기체로서의
기본틀에 맞서는 데에는 상당한 댓가가 따르게 마련입니다.

가장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최대의 결과를 얻으며,
가장 최장기간 버티려면,
(즉 무병無病하게, 잘 살아가며(웰빙well-being하며), 장수長壽하려면)
유기체의 속성에 따라 자연스럽게 활동하는 것이 요점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침구편][鍼灸篇] 에 경혈유주를 설명하는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하루를 자연스럽게 잘 보내는 단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手太陰之脈 每朝寅時 從中府起 循臂下行 至少商穴止.
手陽明之脈 卯時 自少商穴起 至迎香穴止.
足陽明之脈 辰時 自迎香穴 交與承泣穴 上行至頭維 對人迎 循胸腹下 至足指厲兌穴止.
足太陰之脈 巳時 自衝陽 過交與隱白 循腿腹上行 至腋下大包穴止.
手少陰之脈 午時 自大包 交與極泉 循臂行 至小指少衝穴止.
手太陽之脈 未時 自少衝 交與少澤 循肘上行 至聽宮穴止.
足太陽之脈 申時 自聽宮 交與睛明 循頭頸 下背腰臀腿 至足至陰穴止.
足少陰之脈 酉時 自至陰與涌泉 循膝上行至胸腧府穴止.
手厥陰之脈 戌時 自腧府交與天池 循手臂下行 至中衝穴止.
手少陽之脈 亥時 自中衝 交與關衝 循臂上行 至耳門穴止.
足少陽之脈 子時 自耳門 交與瞳子髎 循頭耳側脇下行 至足竅陰穴止.
足厥陰之脈 丑時 自竅陰 交與大敦 循膝股上行 至期門穴止.

요점은,
내 몸의 각 기관들(오장육부五藏六府)이
편하게 일하는 시간대가 따로 있으며,
우리 인체는 그 시간대별로 각기 주연과 조연을 번갈아가면서
생명활동을 이어가고 있다는 겁니다.

대략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03~05시 수태음폐경 활성화 : 몸이 깨어나서 예열하는 시간
05~07시 수양명대장경 활성화 : 대장 비우기에 좋은 시간
07~09시 족양명위경 활성화: 가장 중요한 첫끼니를 먹는 시간
09~11시 족태음비경 활성화: 소화흡수한 끼니를 에너지화하는 시간
11~13시 수소음심경 활성화: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3~15시 수태양소장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5~17시 족태양방광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7~19시 족소음신경 활성화 : 주요활동을 하는 시간
19~21시 수궐음심포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1~23시 수소양삼초경 활성화 :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
23~01시 족소양담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01~03시 족궐음간경 활성화 : 심신心身을 대청소하는 시간

요컨대, 각 시간대의 주연이 주연답게 무대에서 잘 활동할 수 있도록
제반 여건을 원만히 만들어주는 것이
무병無病하게, 장수長壽하면서, 잘 사는(웰빙well-being하는)
기본 요령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3

아침에 잠에서 깨면
무조건 벌떡 몸을 일으키기보다는
누운 채로 뒹굴뒹글 거리면서
(체조, 스트레칭, 요가 등등 뭐라고 부르든) 이런저런 동작들로
온몸의 근육들을 좀 풀어주고 나서
몸을 일으키는 것이 좋습니다.

앞서 자명종소리 같은 갑작스러운 변화에 의해
잠에서 화들짝 깨는 것이 해롭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잠에서 깼다고
몸의 근육을 갑자기 동원하여
몸을 벌떡 일으키는 것 역시 해롭습니다.

밤새 가만히 두었던 온몸의 근육들을
조금씩 데워준다는 기분으로
슬슬 풀어주면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한결 원만하게 부드럽게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질병 및 부상의 위험도 현격히 감소됩니다.

실제로 아침 기상 시부터 시작되는
이런저런 통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아침과 낮의 기온 차이가 심해지는 환절기나
새벽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더욱 많아집니다.

“자고 일어났더니 목이 안 돌아간다”,
“아침에 수건 줍는다고 잠시 숙였는데 허리가 뜨끔 하더라”,
“침대에서 내려 서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넘어졌다” 등등

몸을 기계라고 생각하면 쉽게 유추할 수 있습니다.
새 기계도 물론이지만, 연식이 좀 된 기계일수록
어제 전원을 껐다가 오늘 처음 작동시키려면
예열 과정을 거쳐 서서히 사용하는 것이
기계의 수명을 늘리는 기본 요령입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니, 인체는 초정밀 기계라고 할 수 있으니 더욱 그러합니다.

잠에서 깨고 나면 누운 자리에서 5~10분 정도
뒹굴거리며 해주는 체조, 스트레칭이
내 몸을 잘 사용하는 기초가 됩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2

일단 잠에서 깨면 이불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그러기가 참 싫습니다.
특히 갑자기 기온이 떨어진 겨울 아침에는 더욱 싫습니다.

그렇지만 24시간 내내 이불 속에서만 생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혹은 몸 상태에 따라 그렇게 해야 할 때가 있겠지만,
항상 그렇게 하는 것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 됩니다.)
어차피 이불 밖으로, 방 밖으로, 집 밖으로, 세상으로 나가야 하는 것이
살아있는 생명체의 숙명이라면, 그래서 이왕에 일어나야 한다면,
일어나야 할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요령은
“해(the Sun)와 같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사람은 올빼미나 박쥐 같은 야행성 생물이 아닙니다.
주간에 주요 활동을 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준비되어 있는
주행성 생물입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內景篇: 身形/四時節宣]에도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春欲晏臥早起
夏及秋欲侵夜乃臥早起
冬欲早臥而晏起 皆益人
雖云早起 莫在鷄鳴前 晏起 莫在日出後”
“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고,
여름과 가을에는 밤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겨울에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이 사람에게 이롭다.
일찍 일어나더라도 닭이 울기 전에 일어나면 안 되고,
늦게 일어나더라도 해가 뜬 뒤에 일어나며 안 된다.”

기본적으로 해가 떠있는 동안 일어나서 활동하고,
해가 지고 나면 집으로, 방으로 돌아가 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夏至 전후로는 하루 중 활동시간을 최대로 늘려도 좋고
동지冬至 전후로는 하루 중 활동시간을 최소로 줄여야 좋습니다.
해가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지듯이,
그리고 여름에는 일찍 떠올라 늦게까지 머물고
겨울에는 늦게 떠올라 일찍 지듯이,
그렇게 자연의 순리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몸을 무리하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본요령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나기 1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는 과정은
가능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더 정확하게는,
자명종이나 휴대폰의 모닝콜, 심지어 누군가의 기상재촉 소리 등으로
느닷없이 억지로 일어나 허겁지겁 정신없이 출근이나 등교 준비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은 해롭습니다.

하루는 일생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침을 시작한다는 것은 오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며,
어제와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순간입니다.
새 생명의 탄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순산이 가장 바람직하듯이,
매일 아침 일어나기도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건강할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 <내경편內景篇> [夢/魂離不睡]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平人肝不受邪 臥則魂歸於肝 神靜而得寐”
“간肝이 사기邪氣를 받지 않은 건강한 사람은 누우면 혼魂이 간肝으로 돌아가 신神이 안정되어 잠을 잘 수 있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 우리의 혼魂은 간肝에서 쉬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에 잠이 깨면 혼魂이 놀라고 간肝을 해치게 되어 매사를 시작할 때 필요한 불끈 솟는 용맹심이 약해집니다.
그러니 더욱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아침에 자연스럽게 깨어나려면
우선 해가 들어오는 남동쪽의 창을 막아 놓으면 안 됩니다.
커튼을 치더라도 빛이 비칠 수 있는 재질로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침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태양빛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잠깨기입니다.

하루 잘 보내기

하루를 잘 보내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하루 하루가 모이고 쌓여 한 주, 한 달, 한 해가 되고
한평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일생을 살면서
지나간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후회하기도 하고
다가올 미래를 기대하거나 두려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과거와 미래는 허상虛像입니다.
지나간 과거를 되돌려 잡을 수도,
다가올 미래를 앞당겨 잡을 수도 없으니까요.
물론 현재도 순간순간 과거에서 미래로 교차되면서
잡을 수 없는 대상이 연속되는 것이지만
그 순간순간에 찰나刹那로나마 실상實像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지금-여기(Here-and-Now)”가 중요한 것입니다.

영화 “쿵후 팬더”에서 거북 대사부(Master Oogway)가 이런 얘기를 합니다.
“Yesterday is history. Tomorrow is a mystery, but today is a gift!
That’s why it is called the Presents.”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불가사의지만, 오늘은 선물이다!
그래서 오늘을 선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지나가 버린 ‘어제’나, 아직은 알 수 없는 ‘내일’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바로 ‘오늘’, 지금-여기는
내가 어찌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여지가 있는 유일한 부분입니다.

그래서 순간을 잘 보내는 것이 곧 일평생을 잘 보내는 기초가 됩니다.
웰빙(well-being)[곧 안녕安寧]이
웰에이징(well-aging)을 거쳐
웰다잉(well-dying)으로,
궁극적으로 well-died[곧 호상好喪]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찰나순간 중에서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주기가 하루이고,
이 하루는 곧 일평생을 압축하는 축소판이 될 수 있습니다.

해 뜰 무렵 어슴푸레한 여명黎明에 일어나 하루를 준비합니다.
마치 사춘기를 지나면서 몸도 마음도 여물어 세상 밖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듯이요.

아침식사를 제때 든든히 마치고 하루를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마치 청년기에 뜻을 세우고 자립하듯이요.

한창 낮 시간에 열심히 활동을 이어갑니다.
마치 청장년기에 열심히 자기 영역에서 부지런히 일하듯이요.

그리고 해질 무렵이 되면 하던 일을 서서히 정리하기 시작합니다.
마치 장년기를 마무리하면서 여전히 활동하고는 있지만 한창때처럼은 아니듯이요.

그리고 한밤중이 되면 그야말로 누워서 쉬면서 다음날을 대비합니다.
마치 노년기에 세상의 주역으로 나서기보다는 한걸음 떨어져서 지켜보고 지원하듯이요.

잘 시작한 하루를 잘 마무리하고,
이렇게 잘 마무리된 하루는
다시 새로운 하루를 잘 시작하는 바탕이 되어줍니다.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는
서로 물고서 돌고 돌아갑니다.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면서 이번 생은 시작부터 망했다고 생각한다면
하루를 잘 시작하도록 애써봅니다.
즉 제때 일어나서 제때 아침식사를 합니다.
잘 시작된 하루하루가 쌓이면 일생의 궤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향후 노년이 걱정된다면,
하루를 잘 마무리하도록 애써봅니다.
즉 저녁식사를 늦지 않게 간소히 하고 제때 누워 쉽니다.
‘내 나이가 어때서~’ 타령을 하면서 ‘난 아직 젊다, 아직 늦지 않았다’ 라고 믿고 싶은 것은
사실은 나의 늙음이, 미래의 노년이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몸이든 마음이든 진짜 “젊은” 이들은 그런 호기豪氣를 부리지 않습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젊은 이 순간을 그냥 누릴 뿐이지요.

그리고 낮 시간 동안에는
노동이든 운동이든 뭔가 활동을 하면서 지냅니다.

이렇게 잘 다듬어진 하루가
“나”라는 집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벽돌 한 장이 되고,
이렇게 잘 만들어진 나는
세상을 든든하게 버텨주는 울타리의 한 부분이 됩니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가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안녕하세요!

제원한의원장 박연수입니다.

사람은 몸과 마음이라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부분을 함께 지닌 생명체입니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힘들어지고,
마찬가지로 마음이 괴로우면 몸 역시 괴롭게 마련입니다.

질병은 이처럼 몸과 마음이 같이 만들어낸
일종의 습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에 대한 충실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자신의 몸과 마음, 그리고 질병에 대해
이해하고 적절하게 관리하실 수 있도록 도와드리겠습니다.

원장 박연수 (한의사, 심리학박사)